2014년 3월 10일 월요일

상식에 갇힌 인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101614271&code=960801&nv=stand

1.자상한 아버지, 따뜻한 남편, 어디에서나 볼 법한 중년의 남성, 모범적인 독일인, 아돌프 아이히만.
그는 법정에서 이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Fuerer의 말이 곧 법이다.'
그는 상식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악행을 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상상을 거부하며 상식에 갇혔기에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2.따뜻한 남편, 훈훈한 사위, 능력있고 인간적인 중년의 남성, 모범적인 한국인, 함익병.
그도 마찬가지이다.
수십세기 전의 그리스와 로마의 사상이, 수세기전의 영국의 사상이 그에게는 법이자 윤리이다.
그 또한 상식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악행을 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상상을 거부하며 상식(그 것도 수세기, 수십세기 전의 상식에)에 갇혔기에 망언을 내뱉은 것이다.

P.S.
-연대 출신의 인물 좋고 훈훈한 남자 의사, 인기 정치인의 자격요건을 모두 갖춘 듯 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한 자리 차지할 듯 하다. 물론, 이번 사건을 잘 넘기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함익병은 애가 닳겠다.

-그의 발언 중 '자본주의적 논리가 아니라'라는 부분에 눈길이 간다. 기술과 자본의 지배를 혐오했다는 카를 슈미트의 모습이 겹치면서 약간 서늘한 느낌이 든다.

-그럼, 나는 어떤가? 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상상은 상식에 갇히지 않았을지 몰라도, 나의 행동은 상식에 갇혀있다.
머리와 행동이 따로 논다는 점에서는, 내가 저들보다 더 비겁하다.
언제쯤 용기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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