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0일 월요일

바더 마인호프 콤플렉스

 1.
 손 쓰지 못한 채 빗나가 버려, 죄없는 민중들을 향하게 된, 맹목적으로 변한 테러는, 끝내 실패하였고
 국가 권력에 의해 억압받다,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 그들 서로에 대한 인간애마저 잃어버린 좌익들은, 미쳐 병들어가다 끝내 죽어버린다.

 빗나가다 식어버린 혁명과 병들어 스러져간 불꽃같은 삶을 보며, 가슴이 아렸다.

 2.
 '잘나가는' 좌익 저널리스트가 좌익 테러리스트가 되는, 안정되고 명예로운 삶이 불안하고 무시받는 삶으로 변하는, 창으로 나뉘어진 두 삶의 경계. 그 앞에서 서성이는 울리케 마인호프의 모습을 보며, 나는 마음을 졸였고, 그 경계를 넘어버리는 울리케 마인호프의 모습을 보며, 나는 울컥했다.

 체제 바깥으로 한 발자국도 내 딛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비겁하고 비참했다.

 3.
 적군파 단원들은 울리케 마인호프를 냉대하며 그녀를 정신병으로 내몰았다. 그녀가 죽은 다음에는, 그녀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 바빴다.

 인간성과 인간애를 잃은 자들의 혁명이, 혁명일 수 있을까.

P.S.

*68혁명의 시위대는, 강연중인 아도르노에게 피를 흩뿌리고 젖가슴을 들이밀며, 그를 희롱하고 조롱한다.
 '강단 사회주의자',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창을 넘지 못한 아도르노는, 시름시름 앓다가 일찍이 죽어버린다.
 적군파의 단원들과 국가권력은 미쳐가는 마인호프 앞에서 냉대와 강압, 방임으로 일관한다.
 '좌익 테러리스트',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창을 뛰어넘은 마인호프는, 서서히 미쳐가다 끝내는 죽어버린다.

 자책감에 시달리거나, 냉대와 폭압에 시달리다, 시름시름 죽어가는 것이 좌익의 운명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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