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일 월요일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고민(만)하는, 의식있는 좌익 중산층 인테리'의 이미지

 부, 명예, 학벌, 학식, 독일제 세단, 자가주택, 외모, 사상적 급진성, 심지어는 실생활의 보수성까지, 참으로 덧없고 별것 아닌,  '좌익 중산층 인테리'의 표식들을, 나는 은근한 자랑거리로 여겨왔다.

 그래서, 부, 모, 동생, 나의 것부터 시작하여, 외조부모, 친조부모, 심지어는 삼촌, 외삼촌, 고모의것 까지, '좌익 중산층 인테리'의 표식이 될만한 것들은 몽땅 끌고와, 나의 자아 아래에 받쳐놓아왔다.

 혹자는,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삶으로부터는 벗어나야 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좌익 중산층 인테리'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그다지 없다.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고민(만)하는, 의식있는 좌익 중산층 인테리'의 이미지마저, 이제는 자아의 일부로 자랑스레 받아들이게 된, 그러한 나로서는 더더욱. 그저 편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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