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1일 수요일

'겨울바다' (김남조)

1.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화자는, 삶의 허무를 받아들이고 인간의 한계 안에 머무르면서도, '기도를 끝낸 다음'에도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기를, 모든이의 구원을 기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2.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의 물이/ 수심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화자는 시간에 갇힌 존재이다. 그러한 자의 것임에도, 부단한 인고(기도)에 의하여, 허무의 불은, 마침내 인고의 기둥으로 변한다.

3.
 (당위로 가득 찬 전능한 혁명가가 아닌) 허무에 허덕이는 유한한 인간, (교조주의적 행위가 아닌) 따뜻한 기도, (전 인류의 완전한 구원이 아닌) 나 자신의 허무의 극복. 화자는 범인이고, 그의 목표는 위대하나 환상을 심어주지는 않는다. '겨울바다'는 , 인간적이고, 위대하고, 현실적이다. 하여, 진정으로 혁명적이기까지 하다.

P.S.
인고의 물기둥의 이미지가 전달하는 무게감도, 커다란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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